
1. 도시 미관 개선과 전봇대 지중화의 필요성
현대 도시에서 전봇대 지중화 사업은 단순한 전력 인프라 개선을 넘어 도시 경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정책 과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봇대와 복잡하게 얽힌 전선들은 오랫동안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요 요소로 지적되어 왔으며, 선진국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전선 지중화를 통해 깨끗한 도시 경관을 조성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도심지와 관광지를 중심으로 지중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전봇대가 도로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봇대 지중화는 시각적 개방감을 제공하고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역사문화지구나 관광특구에서는 전통 건축물과 현대식 전봇대의 부조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지중화를 통한 경관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또한 상업지역에서는 간판과 전선이 뒤섞여 혼잡한 경관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중화 계획이 필요합니다. 도시 미관 개선은 단순히 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을 넘어 부동산 가치 상승, 관광객 유치,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실제로 전선 지중화가 완료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상권 활성화와 주거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2. 재난 안전과 보행 편의성 향상을 위한 지중화 사업
전봇대 지중화 사업의 또 다른 중요한 필요성은 재난 안전 강화와 보행자 편의 증진입니다. 태풍이나 폭설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지상의 전봇대와 전선은 쉽게 손상되어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겨울철 폭설로 인한 전력 공급 중단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중화된 전력 시설은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남부 지방에서 수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전봇대 파손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지중 전력망은 복구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고 국민 생활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보행자 안전 측면에서도 전봇대 지중화는 필수적입니다. 좁은 도로에 설치된 전봇대는 보행 동선을 방해하고 어린이와 노약자의 통행에 위험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에게 전봇대는 심각한 이동 장애물이 되며, 시각장애인의 경우 예기치 않은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봇대가 제거되면 보도 폭이 넓어져 보행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야간 조명 설치도 용이해져 범죄 예방에도 기여합니다. 화재 발생 시에도 지중 전력 시설은 화재 확산을 막고 소방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전봇대 지중화 사업의 경제적,기술적 한계
전봇대 지중화 사업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한계가 명확히 존재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막대한 공사 비용입니다. 1킬로미터당 지중화 비용은 평균 30억 원에서 50억 원에 달하며, 도심 밀집 지역의 경우 기존 지하 매설물과의 간섭으로 인해 비용이 더욱 증가합니다. 전국의 모든 전봇대를 지중화하려면 수백조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단기간에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중소 도시나 농어촌 지역은 지중화 사업을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한 기술적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중 전력 케이블은 고장 발생 시 위치 파악과 수리가 어렵고, 지상 시설보다 유지보수 비용이 높습니다. 케이블 접속 부분의 방수 처리가 불완전할 경우 침수로 인한 누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도심 재개발 시 지중 케이블의 이설 작업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지하 공간의 제약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대도시의 경우 이미 상하수도, 통신선, 가스관, 지하철 등 다양한 시설이 지하에 밀집되어 있어 전력선을 추가로 매설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교통 혼잡과 상권 피해 등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중화보다 전선 정비와 지상 시설 개선이 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4. 단계적 추진 전략과 미래 지향적 도시 인프라 구축
전봇대 지중화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기반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모든 지역을 동시에 지중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관광지, 역사문화지구, 주요 상업지역 등 효과가 큰 곳부터 우선 시행하는 전략이 합리적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10년, 20년 단위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매년 일정 구간씩 꾸준히 지중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민간 투자 유치와 공동 사업 모델 개발도 중요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 시 지중화를 의무화하거나, 상권 활성화로 혜택을 받는 상인들의 일부 비용 분담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공법 연구와 유지보수 기술 향상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기존 하수관이나 공동구를 활용하는 방식, 얕은 깊이에 매설하는 경량 공법 등이 연구되고 있어 향후 비용 절감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봇대 지중화는 단순한 전력 인프라 개선이 아니라 미래 스마트시티 구축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지중 공간에 전력선뿐만 아니라 통신선, 센서 네트워크, 자율주행 인프라 등을 함께 구축하면 도시 운영의 효율성이 극대화됩니다. 유럽과 일본의 선진 도시들은 이미 통합 지중화를 통해 스마트시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한된 예산과 기술적 한계를 고려하되,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중화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 환경을 만들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한계를 극복한다면 전봇대 지중화는 대한민국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입니다.